금의 미래, 은행이 멈추는 날 등의 저자 제임스 리카즈의 최신 번역본, 신 대공황을 읽었다.
꽤나 충격적인 내용의 책이라 2회독을 했고, 부분에 따라 3회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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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직까지는 신뢰하기 어려운 책이다.
그러나 모든 투자 서적이 그렇듯 중요한 것은 시기의 예측이 아니라, 예측의 근거 및 포지션일 것이다.
제임스 리카즈는 이 서적에서 2021년 말에 SnP500 지수가 1,700 대를, 다우지수는 16,000 대를 가리킬 것이라 했고, 그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2022년 2월 현재 SnP500 지수는 대략 4,300이고 다우존스는 34,000 정도이다. 제임스 리카즈의 명성에 굴욕적인 먹칠을 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바라보는 시선은 데이터에 근거했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사실 투자자 일개 개인이 접할 수 있는 정보는 속어로 '개돼지 인덱스' 밖에 없고, 이를 계속 접하면 어느새 중심을 잃고 표류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비록 비관적일 지라도 탄탄한 데이터에 기반한 그의 예측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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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가만히 있으면 이런 문구를 접하기에 행동심리학을 그대로 증명하기만 할 뿐이다.그렇기에 bull position이건 bear position 이건 언제나 전문서적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대중이 삼성전자 주식으로 달려가는 지금이야말로 폭락론자의 의견이 중요한 것 아닐까.
흠.
보통 사람이 투자를 한다고 하면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주식과 코인, 부동산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빈번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자산클래스는 주식이다. 코인은 젊은층에 집중되어있고, 부동산은 젊은 층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영끌'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은 세세하게 들어가자면 국가별 과세조항과 시장상황이 다르므로 현재 한국 거주인 보닌의 포지션 상 주식시장 이야기가 가장 와닿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에서 미국과 세계는 회복을 시작했다고 할 때 가장 빈번하게 증거로서 거론되는 것 역시 증시이다. 실제로 다우존스 지수는 2020년 11월에 3월 하락세를 모두 회복했고, S&P500은 10월에 이미 회복해 신고점을 갱신하고 있었다. 그러니 일견 경제는 이미 회복추세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해보인다.
저자는 여기서 현재 주식시장에서의 거래 대다수는 로봇에 의해 진행되고 있음을 언급한다. 연준의 기조와 시장의 등락에 마이크로초 단위로 반응해 알고리즘을 따라 움직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하락장일지라도 연준의 발표가 알고리즘에 합치하면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독자로서, 투자자로서 더욱 와닿는 근거는 SnP500 지수는 시총만큼 가중된 지수라는 점이었다. 즉, 애플을 위시한 빅테크가 지수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S&P 6 라고 해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핵심은 일부 기업들만이 주식시장을 대변하는 것이 현재상황이며, 그것은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근로자들은 6개 기업 외의 기업에서 종사하기 때문이다. 미국 일자리의 과반은 중소기업에 의해 창출된다고 한다. 즉 투자자들의 인식이 아직 현실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것.
https://www.etf.com/SPY
실제로 etf.com 에 따르면 10개의 주식이 spy etf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QQQ의 경우 10의 비중이 50%를 넘는다. 제임스 리카즈의 말처럼 S&P 6라 칭하는 것은 비약이 포함된 이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핵심은 인정하는 바이다. 주식시장은 오직 일부의 대기업만을 대표하는 지수가 되어버렸고, 이는 미국 전체를 대변하지는 못한다. 실제로 미국의 실업률을 살펴보면
https://kr.investing.com/economic-calendar/unemployment-rate-300
미국 실업률
실업률 같은 주요 경제 이벤트 및 글로벌 마켓에 미치는 그 영향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세요.
kr.investing.com
2019년에는 대략 4% 정도를 유지했고, 현재는 많이 회복했으나 아직까지 6% 언저리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이 통계 역시 오류라는 점이다. 실업률은 '구직의 의사'가 있는 실업자를 대상으로 집계된다.
또한 저자에 따르면 미국의 업체 중 판데믹 선포 3개월 후에도 임대료를 지불한 업체는 오직 32%정도였다. 즉 수많은 업체가 폐업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판데믹 선포 후 미국에서 없어진 일자리는 6,000만 개 정도이다. 이 정도 일자리 규모는 미국의 일자리 수가 30년 전으로 후퇴했음을 나타낸다.
그렇다고 폐업한 업체가 봉쇄가 풀린 직후 순식간에 재개장할 수 있는가라고 하면 그렇지 않다. 상식적으로 폐업은 청산을 하고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챙겨줄 수 있는 경우가 매우 적다. 대부분은 빚을 남기고, 채무에 시달리게 된다. 이정도로 폐업이 발생했는데, 고작 1년여만에 6%로 회복한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은 왜 버핏지수 200%를 넘길정도로 과열될 수 있었는가? 그 동인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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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대차대조표이다. 2008년에도 이미 박살났고, 2020년에는 더욱 일그러졌다. 그래프 시간 축은 일부러 닉슨 쇼크 시절인 1971년부터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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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의통화 M2이다. 실제로 돌아다니는 돈인데, 2008에도 그럭저럭 돌아가다가 2020년에는 그 일그러짐이 실제로 느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2020년의 미분불가능 지점 이후의 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는 것. 그 근거로는 뉴욕포스트의 신문기사 등이 있다.
저자는 주식 시장은 결국 현실에 수렴한다는 간단명료한 격언으로 주식시장에 경고를 표한다.
2008년 금융위기시에도 실제 리먼브라더스의 파산과 금융시장의 폭락에는 시간차이가 있었다. 투자자의 인식과 현실 간의 괴리가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https://blog.kakaocdn.net/dn/bjkFTS/btrunPjcSFM/ALL6S4ZeEZCdlOfOPkbTaK/img.png)
화폐의 유통속도이다.
어빙 피셔의 인플레이션에 관한 공식으로 Fisher equation이 있다.
M×V=P×T
인데, 간단히 말해
(돈 공급량) * (화폐유통속도) = (물가) * (거래량)
이라는 건데, 돈을 풀은 상태에서(QE1, QE2....) 화폐 유통속도가 커지면 물가가 오른다는 것.
https://www.investopedia.com/terms/q/quantity_theory_of_money.asp
Quantity Theory of Money Definition
The quantity theory of money is a theory that variations in price relate to variations in the money supply.
www.investopedia.com
음. 화폐유통속도의 끝자락 부분을 확인하면 조금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https://www.bls.gov/opub/ted/2022/consumer-prices-up-7-5-percent-over-year-ended-january-2022.htm
Consumer prices up 7.5 percent over year ended January 2022 : The Economics Daily: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Consumer prices up 7.5 percent over year ended January 2022 February 16, 2022 Over the 12 months from January 2021 to January 2022, the Consumer Price Index for All Urban Consumers (CPI-U) rose 7.5 percent. This is the largest 12-month increase since the 1
www.bls.gov
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economy/2022/01/12/AAK4US3NVNGD3MADFRXPR2YYV4/
미국, 작년 12월 소비자물가 7%↑…40년 이래 최고치
미국, 작년 12월 소비자물가 7%↑40년 이래 최고치 전월 기록 경신 인플레이션 압력 우려 커져
biz.chosun.com
미국의 2021년 12월 소비자 물가가 7% 상승했다는 것과 연관이 있어보인다. 즉, 연준이 통화 폭격기로 통화를 뿌린 것이,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모두가 저축하고 돈이 돌지 않았을 때는 괜찮(?)다가 소비심리가 조금 살아나니 물가 폭등으로 이어진 것.
음. 저자는 디플레이션이 먼저 닥친 후 인플레이션 위기가 닥칠 것이라 경고했다. 그러나 사실 독자로서 식견이 부족해서인지 디플레이션은 감지하지 못했고 현재 인플레이션으로 대중이 크나큰 위기를 감지하고 떠들썩하다는 것은 알고있다.
더욱 직시하기 괴로운 현실은 (미국)정부의 대응이 현대통화이론(MMT)에 기반한 대응이라는 점이다.
MMT란 무엇인가? 독자인 필자는 모른다.
저자의 설명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국가는 그 신용을 바탕으로 화폐를 무한히 발행할 수 있고, 그 화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구매력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론이다. 간단히 말해 화폐폭격기로 폭격을 하건 화폐로 홍수를 일으키건 (미국)정부가 그 가치를 보증하는 한 구매력을 상실할 일은 없다는 이론이다.
국가는 발권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국가가 가지는 부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특히, 지금까지 디폴트를 선언한 국가들 (1998 Russian financial crisis, 2005 Argentine debt restructuring, 2015 Greek government-debt crisis...etc) 은 달러로 빚을 지고 있었다. 그리고 미국 역시 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데, 미국은 달러의 발행권도 쥐고 있으므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미국의 국민들은 세금납부시 반드시 정부가 발행한 달러를 이용할 수 밖에 없으므로, 정부가 발행한 달러는 그 신용을 잃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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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카즈는 MMT를 대표하는 켈튼(Stephanie Kelton, Deficit Myth)의 이론을 면밀히 반박한다. 계속해서 읽어나가다보면 MMT라는 이론을 채택할 근거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MMT 옹호론자들의 재반박을 듣지않아 판단은 할 수 없지만 MMT에 기반한 대응은 결코 가볍게 의회가 결재해서는 안되는 물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화폐유통속도(velocity)에 기반한 그의 예측과,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이 7%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저자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특히, 마이클 멜로니 등 일부 인사들은 CPI 조차 1980년대와 현대의 측정기준이 달라짐을 근거로 CPI를 맹신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는데, 이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은 고통스러울 정도일 것이다.
즉 여기서의 핵심은 미국정부와 연준의 대응은 성공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통계야 언제든지 '좋은 통계'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후 마치 일본처럼 저성장의 늪에 빠지고 말 것이라 주장한다.
그래서 결론이 무엇인가.
현재는 "대공황"이므로 투자자들은 수비포지션으로 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시가 하락해서 대공황인 것이 아니다.
O. 일자리 6,000만 개가 날아간 점.
O. 일자리의 과반을 제공하는 중소기업들이 폐업한 점.
O. 봉쇄로 인한 손해는 미국의 회복을 더디게 할 것이라는 점.
O. 연준의 현 대응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점.
이 현실 경제의 위협이다.
1929년의 대공황은 89%가 하락했고, 2020년 3월의 하락은 기껏해야 32%하락했으므로, 지금은 대공황이 아니다.
라는 반론은 그 근거가 빈약하다. 89%의 하락은 3년에 걸쳐 발생했기 때문이고, 일자리가 6,000만개가 날아가지는 않았으며, 미국의 경제적 펀더멘탈은 이미 2019년부터 허약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나와서 채권, 금, 부동산, 원자재 등에 분산투자 하라는 것. 이 부분은 GME fund 수장인 Jeremy Grantham 의 의견과 일치한다.
금에 대해 언제나 bull position이었던 제임스 리카즈 답게 금에는 다른 클래스의 자산보다 꽤나 페이지를 할애한 것이 눈에 띈다. 그는 2025년에 금 1온스당 14,000 달러에 달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현재 1온스당 대략 1,900 달러임을 감안할 때 7배의 상승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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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2/02/08/JZSD4RYKVVFWBKA4ZYRPZXU7WY/
러, 美 제재 대비 ‘경제 요새화’… 달러 비율 16%로 낮췄다
러, 美 제재 대비 경제 요새화 달러 비율 16%로 낮췄다 우크라 침공 때 제재 무력화 목적 유로화·위안화·금 비율은 늘려 외환 보유액 사상 최고 757조원 가상화폐 디지털 루블도 개발 NYT 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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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제임스 리카즈는 기억나지 않는 예전부터 금에 bull position이었다고 기억하므로 별로 놀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디언 기우제에서 비가 내린다고해서 별로 놀랄 일이 아닌것과 동일하다. 그러나 러시아가 국부펀드 구성에서 달러를 제외시키고 금을 20% 포함시켰다는 점, SWIFT 배제 등의 경제제재도 무시하고 현재 키예프를 점령해나간다는 점은 달러가 허약해짐을 간파한 것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뭐, 피터 자이한에 따르면 러시아의 경우 발트해와 흑해까지는 (폴란드의 동쪽 절반이라고 한다.) 진격해야 안보가 안정된다는 계산도 있을 것이기에 금과 달러의 논리만으로 움직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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