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자라시 앨범들을 리뷰해볼까 한다.
개인적으로 라이브는 신언어질서, 0.7이 좋고
앨범은 당신에게, 엄마 당신이 말한대로가 좋음.
2013년 11월 20일에 발매된 당신에게 あんたへ 앨범이다.
아마존 중고거래를 통해 어떻게 초회생산한정반을 구했다.


앨범의 앞면과 뒷면인데, 특이하게도 누드 형식의 케이스이다.
파란색 CD는 일반판에도 들어있는 CD인데, 잘 보면 마이크를 오른손으로 붙잡고 있는 아키타상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전체 모습이다. CD 2매, 가사집이 있다.


중고로 구해서 그런지 가사집에 컵받침의 흔적이 있어서 슬펐다.
앨범 간단히 설명
이 앨범은 당신에게[あんたへ] 라는 곡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가사집 부록에 보면 어느 날 아키타씨가 발견한 옛날 곡 중 하나라고 한다. 당신에게[あんたへ]라는 곡은 아오모리 역 앞에서 노상 라이브 하던 시절에 썼던 곡이라고 한다. 옛날에 썼던 이 곡을 듣고 과거의 자신에게 질타받는 느낌이었다고.
amazarashi는 초기부터 "메세징" 방식이라 불렸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자신의 내면에 쌓인 불만만 노래한다고 생각했기에 이러한 평판에 위화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던 찰나에 옛날의 자신이 썼던 당신에게[あんたへ]라는 곡을 듣고 "메세징"이라는 말에 동의했다고 한다. 왜냐면 당시의 아키타상이 듣고 싶었던 말이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이 앨범은 그런 전하기[伝える]를 의식한 앨범이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키타상이 아키타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점에는 변하지 않는점을 다시금 강조하며 가사집의 후기는 끝났다.
확실히 이 앨범의 부록으로 딸려온 라이브의 MC에 "...아마도 저는 계속 스스로가 듣고 싶은 말을 찾고 있던 것은 아닐까라고 최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그런 곡입니다. 당신에게[あんたへ]"라는 말을 한다.
마음에 들은 곡
이 앨범에서 좋은 곡은 단연 냉동수면, 익명희망이다. 아마자라시의 초기 노래들은 '노력하면 이루어진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라는 말들에 대한 냉소로 가득 차 있다. 오죽하면 밴드 이름이 '비를 맞고 나아가는 모습' 이겠는가.
냉동수면의 경우 아래와 같은 가사가 있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선명한 날들의 색과
아무리 빌어도 결코 이루어 지지 않는 소원
알고는 있지만 이미 늦었고 시간이 되었어
그러니까 차라리 전부 잊고 잠들게 해줘
未だ消えぬ鮮明な美しき日々の色と
いくら願っていても決して叶わないこと
わかっているが時は絶えた既に手遅れ
だからいっそ全部忘れて眠らせてくれ
이 구절이 후렴인데 라이브에서는 굉장히 세게 말한다. 360허무병, 하늘에 노래하면 초회판 부록, 미못밤 라이브 DVD 부록에 냉동수면의 라이브 버전이 있었던 것 같다. 이 후렴부분은 노랫말의 스토리라인에 따르면 60년간 냉동수면에 대한 주인공의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구절인데, 곱씹어보면 곱씹어볼수록 amazarashi 초기의 아키타씨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밴드활동이 잘 안될때 이런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아무리 빌어도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 소원]이라는 구절은 절대 평화로운 상태에서는 지어지지 않는 구절 아니겠냐.
솔직히 듣는사람의 입장에서는 아키타 히로무라는 소설가가 새로운 소설을 썼고, 거기에 노랫말을 붙였다라고는 이해되지 않고, 아키타의 마음이 반영된 적절한 이야기를 지어내고, 후렴에서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강하게 반복해서 말한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아키타씨가 가사집 후기에서 말했듯 이 앨범이 스스로에게 보내는 편지이고, 그 편지에 [차라리 전부 잊고 잠들게 해줘]라고 적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밴드 활동의 힘듬, 고됨이 드러나는 구절이라고 생각한다.
익명희망도 마찬가지이다.
특별한 누군가가 될 예정이었어, 단지 찬스가 오지 않았을 뿐이야.
何者かになれるはずだった まだチャンスが来ないだけだった
그 녀석에게 재능이 있을 리가 없어...
あいつに才能があるはずない
동의하지만 슬슬 나아가고 싶어
同意するがそろそろ進みたい
나는 아키타씨의 노래에 특별한 누군가[何者]라는 말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이름없는사람[ナモナキヒト] 라던가 쥬브나일[juvenile]이던가 아무튼 많이 나오는듯. 이건 아키타씨의 강렬한 열망을 나타내는 것 아닐까. 특별한 무언가가 되고 싶다.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무도관에 서고 싶다. 라이브를 하고 싶다. 그런 열망들 말이다.
사실 이 노래는 처음 듣고는 알아듣기 힘들었던 곡이다.
익명을 희망한다, 대변자가 아니다. 도대체 뭔소리인가?
근데 가사집 후기를 읽고 다시 가사를 읽으면 대강 이해가 간다. 애초에 이 앨범의 모든 곡이 아키타상이 스스로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생각하면 [발버둥 칠 힘을], [내일에 빛을] 원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어서 빈사상태이기는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변자가 아니라는 것은 다른 그 누구도 아닌 아키타 히로무 스스로가 해야만 한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앨범을 보내는 자(송신인)의 아키타 히로무는 딱히 중요하지 않고 이 앨범이라는 편지를 받는 자(수신인)로서의 아키타 히로무가 중요하기 때문에 익명을 희망하는 것 아닐까? 그 누구도 수신인으로서의 아키타 히로무를 움직일 수 없다. 밴드 하는 것 힘든 거 알겠는데, 그 난관은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곡 하나하나의 감상
1. まえがき
서문
가사를 읽어보면 굉장히 수세에 몰린, 배수진을 친 사람이 쓴 글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불확실함이 자신의 키보다 커졌고, 사신과도 같이 느껴진다,
스스로의 약함이나 실패를 되돌아볼 수 있는 청춘의 시간은 이미 지나버렸다
갈까 말까를 망설이는 당신에게 바친다.
라는 부분이다. 짧은 곡이라서 그런지 멜로디와 노래하는 톤은 힘찬데 가사는 이렇게나 절박함이 느껴지는 가사라는 게 잘 믿기지가 않는다. 이 앨범이 아키타 씨가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앨범을 낼 때는 그렇게 힘들었다는 것 아닐까.
2. あんたへ
당신에게.
처음 들었을 때는 별로 맘에 들지 않았던 곡. 왜냐면 처음 [하-야-쿠]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데 가사를 하나하나 읽어보고 초회 특전 라이브를 계속 듣다보니 어느덧 계속 듣게 되었다.
이 곡도 가사가 끔찍하리만치 처절하다.
갈 곳도 돌아갈 곳도 없으니까 머릿속에 있을 곳을 만들었다.
내일은 어떻게 되는걸까. 신님 대답해봐
'이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웃고 있는 걸까'라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웃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런 문장을 써내려갈 수 있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정말정말 힘든 사람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 앨범에서 이 곡이 가장 먼저 쓰여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신상태가 말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오모리 역 앞에서 노상 라이브를 할 때는 이런 마음으로 살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후렴이 참으로 인상깊은데
어서 눈물을 닦아 우리들의 과거, 웃으며 날려보내자.
지금 괴로운 건 싸우고 있으니까, 도망치지 않으니까
스스로를 위로하는 글귀인 것 같으면서도 참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 후렴은 아무리봐도 '이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웃고 있는 걸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피폐해진 사람이 스스로를 위로하고 정신을 다잡고 어떻게든 앞으로 나가기 위해 자기암시를 거는 말로 들린다.
3. ドブネズミ
아마자라시 앨범에서 거의 없다시피한 사랑 노래
[ラブソング][러브송] [ドブネズミ][시궁쥐]
너와 함께 잠들고 싶다.
너를 보고 싶다.
너와 함께 하고 싶다.
좋은 말들이다. 예쁜 말들이다. 듣기 좋은 말들이다.
근데 왜 제목이 시궁쥐이지? 시궁창이라는 건가? 맹수한테 쫓기고 있다는 건가?
잘 모르겠다.
4. 終わりで始まり
이루어지지 않았던 꿈도 그저 지나가는 풍경이 되는거야
결국 텅 빈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한다.
실패했던 어제도 도움닫기였다고 주장하고 싶어
모든 것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아 오답은 없어.
흠.
이 곡은 멜로디도 그렇고 톤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고 굉장히 긍정적인 곡이다.
그도 그럴 것이 멜로디는 밝고 가사는 대놓고 쓰여있듯이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이 앨범 전체의 분위기가 그리 밝지만은 안다는 것.
냉동수면에서 - ...그러니까 아예 전부 잊고 잠들어버리게 해줘...
시궁쥐 - 뭔가 제목부터 쫓기고 있다는 느낌
그런데 밝은 노래가 나온다고?
그러나 이 노래에 붙은 시를 읽어보면 진짜로 밝은 노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노력은 보상받는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라는 것을 한번 비웃는다.
그리고 이러한 '헛소리'들을 상징하는 '외투'를 벗어두고 새롭게 길을 떠나는 내용의 시이다.
그러니까 이 곡은 뭔가 힘든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가겠다는 노래아닐까?
그래서 앨범의 마지막에 위치한 것 같다.
5. あとがき
2분짜리 시 낭송곡
라임rhyme이 아주 강하게 느껴지는 곡이다.
라임이 강하게 느껴지는 다른 곡으로는 바람따라 떠도니가 있을텐데
이 곡은 바람따라 떠도니 보다는 조용히 속삭이는 느낌인데 그래도 강직함이 느껴진다.
지치고 힘들어서 술을 많이 마셨는데, 아무리 마셔도 분해서 취하지가 않는 사람이 나직하게, 그러나 강하게 노래부른다는 느낌이다. 이 노래의 가사에서 '현실' 그 자체가 의인화 되어있고, '현실'과 동거하는 듯한 시상詩想이 펼쳐진다. 현실과 함께 살고 있는데, 친근한 척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화자는 그래서 마침내는 집을 나가버리고 만다.
그런데 도쿄의 값싼 호텔에서 볼품없이 울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 결국에는 내일도 힘든 날일 것이다는 말이다.
라고 이해했다. 아키타씨의 고달픈 삶이 그대로 느껴지는 곡이다.
특히 도쿄, 도쿄 부디 나만을 선택해주지 않겠는가. 라는 구절에서는 왜 나는 성공하지 못했는데 주변 놈들은 성공했는가 라는 질투마저 느껴진다. 나 역시 열등감, 질투, 그리고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뒤범벅이 되어 살고 있기에 개인적으로 특히 공감되는 곡이다. 그런데 あとがき와 まえがき는 네이버 카페도 그렇고 DC도 그렇고 잘 언급이 안되는 것 같다.
앨범 전체의 감상
아키타 상도 그렇고, 인디 뮤지션들은 정말 힘들게 사는 것 같다. 세븐스타 뻑뻑 태우시는 것도 그렇고. 아무튼 이 앨범이 과거의 아키타가 미래의 아키타에게 보내는 편지의 컨셉이라면 담고 있는 내용은 "과거의 나는 이렇게나 힘듭니다. 미래에는 괜찮아졌나요?" 정도인가. 앨범의 곡들에서 전체적으로 절박감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終わりで始まり나 あんたへ에서는 이런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자하는 의지도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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