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튜버
바-챠루 유-츄-바-
인데, 이들이 올리는 수익이 어마어마하다.
오늘은 아직도 마리오 카트 1위할 때까지 방송을 한다는 사쿠라 미코라는 친구로 의식의 흐름을 시작해보고자 한다.
구독자가 113만명에 달하는 사쿠라 미코라는 친구다.
나는 공대생인데다가 남자인 관계로, 내 주변에는 취업한 친구들보다 대학원에 진학한 친구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크다. 그런데 본인이 다니는 학교는 본인이 입학하기도 전부터 교수님들이 석사과정보다는 석박통합과정을 선호하시는 관계로, 대학원이란 한번 입학하면 5년은 각오해야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공대 대학원이란 어떤 곳인가? 하루종일 논문 읽고 실험하고 행정 업무 처리하고 그러면 하루가 삭제되는 곳이다. 지식 노동의 강도는 결코 낮지 않다. 오죽하면 군대 3번 가서 박사학위 받을 수 있다면 군대 3번 가겠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그렇게 해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대략 초봉 8,000만원이라고 한다. 세전인지 세후인지 ps pi 포함인지 미포함인지는 모른다.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학부 4년 + 군 2년 + 대학원 5~6년 죽을 듯이 고생하면 초봉 8,000만원 정도라는 것. 그런데 서카포 학부+박사를 나오면 경력 2년 인정해준다고 하니 (계산 상의 편의를 위해) 그냥 1억원이라고 하자.
그런데 자기 하고 싶은 게임을 하면서 시청자들과 잡담이나 하는 V튜버는 어떠한가?
위 사진의 사쿠라 미코라는 친구는 2021년 6월에 수퍼챗으로만 대략 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ref는
여기는 디시인사이드고 2차 소스.
https://playboard.co/en/channel/UC-hM6YJuNYVAmUWxeIr9FeA/superchat
여기는 1차 소스이다.
아무튼. 수퍼챗의 수익구조상(소속 기업에 지불하는 금액, 유튜브 플랫폼에 지불하는 금액, 세금) 대략 1/3을 가져간다고 하므로 월 1,000만원의 수퍼챗 수익이 발생한다. 뿐만이 아니다. 간간히 구매 인증이 올라오는 굿즈에 따른 수익도 있을 것이다.
https://hololive.booth.pm/items/2794606
사실 필자가 보기엔 금액과 물품 목록으로 보아 누가 구매하나 싶지만 아무튼 구매 인증이 올라오니 수요가 존재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아무튼 이런 굿즈 수익도 있다.
유튜브 멤버십 수익도 있다. 1인당 5,000KRW/month 인데 이것저것 따지기 귀찮으니 여기서도 역시 1/3을 버튜버 본인이 가져간다고 가정하겠다. 그렇다면 대략 1,500 KRW/month,person 이다.
뿐만 아니다.
위 사진은 아키하바라의 카페와 콜라보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선전이다. 뭐, 겉이야 콜라보인데 실제로는 캐릭터의 판권과 관련해서 돈이 오고갔을 것이고, 버튜버 본인의 파이 역시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은 이벤트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있다는 것.
더 있다.
https://open.spotify.com/artist/18Zr9CaElvS40S0AtizMWZ
음반 판매에 따른 수익 역시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공연 티켓 및 공연 굿즈 판매에 따른 수익이 있다.
https://bloom.hololive.tv/tickets
공연 한번 하면 블루레이, 형광봉, 티켓비용에서 수익을 올린다.
이렇게 보면 버튜버 측의 단순 수퍼챗 수익만 따져도 박사급 연구인력보다 훨씬 더 높은 영업이익(?) 소득(?)을 올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뭐 박사급 연구인력이 부업을 한다던가 하면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근로소득만을 따진다면 대략 이렇다.
처음에는 이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왜냐면 필자는 공대 학부레벨 공부에서도 허우적거렸기 때문이다.
필자의 대학시절 공부량을 간단히 계산하면 이렇다. 평일 5시간, 휴일 12시간, 즉 주 49시간의 잔업(?)을 한다. 대학원생은 대략 1달에 280시간 정도 잔업(?)을 한다. 회사였다면 난리났을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고생을 하고, 디펜스(가끔가다 박사 논문자격시험을 오펜스라고 부르는 학교가 있지만 대체로 디펜스라고 한다.)도 뚫고 퀄시험도 뚫어도 연간 고작(?) 1억원의 영업이익이 한계인데 반해 버튜버의 수익은 무궁무진하며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게다가 버튜버는 젊고 박사급은 최소 30대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6334제 교육과정과 대학원을 버텨내는 고생을 감안할 때, 방안에서 편히 게임이나 하는 버튜버가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게 말이 되는가?
대충 이렇게 생각해보니 분노까지 치밀었다.
왜냐면 분명히 공대박사 측이 한낱 버튜버보다 더 많은 교양을 쌓았을 것이고, domain expert 일 것이며, 더 고등한 교육기관(대학원)을 수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그렇지가 않더라.
내가 버는 돈은 내가 제공하는 가치와 비례한다.
버튜버를 보는 친구들은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지불해서 버튜버가 제공하는 상품(유튜브 영상, 라이브)을 소비한다. 버튜버를 시청하면서 얻는 재미가 자신의 3분 혹은 60분에 준하는 가치가 있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단지 그뿐이다. 버튜버들은 박사급 연구인력보다 훨씬 더 많은 상품을 만들어냈고, 많은 소비자층이 그 상품을 가치있다고 생각하며, 수요가 있다. 따라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인정하기 싫고 슬프지만 이러한 생각이 버튜버와 연구원의 소득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
이 친구는 어제 마인크래프트 방송 3시간 동안 248만원을 벌었다.
그런데 필자가 나이를 좀 먹은 틀딱이고 유튜브 영상 업로드도 몇 개 해보다보니 버튜버도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튜브 영상 업로드를 포기한 본인이 보기에
1. 게임을 5시간 넘게 하면서 쉬지 않고 떠드는 것
2. 잦은 빈도로 방송을 한다는 것은 잦은 빈도로 기획을 짠다는 것.
3. 가끔가다가 우타와꾸라고 노래부르는 방송도 하는데, 절대다수의 세트리스트는 겹치는데 아무튼 새 노래가 들어가 있는 것.
4. 계속 모에고에(귀여운 척하는 목소리)를 유지하는 것.
5. 방송하면서 계속 텐션을 유지하는 것
뭐 이정도는 대단하다고 솔직히 생각한다. 여전히 회사 다니는 것이나 알바하는 것보다 노동의 강도는 덜하니까 꿀빠는 직업임에는 변함없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만, 어쩌겠는가. 근로의 난이도가 소득수준과 완벽하게 비례하는 사회가 아닌 것을. 박사급 연구원은 연 1억원 수준의 상품(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고, 버튜버는 그 이상의 가치를 사회에(주로 오타쿠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디시인사이드의 누군가에 따르면 상반기에 535시간 방송했다고 하는데 대략 주 20시간 방송한 것이다. 뭐, 실제로는 회사측과의 회의라던가 겉으로 보이지 않는 업부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겉보기로는 한국인의 절반정도 일한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인은 1년에 대략 1937시간을 평균적으로 근로한다 카더라.
http://www.koreaherald.com/view.php?ud=20210309000162
일하는 시간이 적어도 수익이 높다는 점에서 '부의 추월차선'에서 그렇게 강조하던 '시스템'이 연상되기도 한다. 자신이 일하지 않아도 알아서 돈을 버는 시스템을 성립시킨다면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 책이다. 뭐 아무튼.
https://www.twitch.tv/sakuramiko_hololive
최근에는 매주 토요일 밤에 트위치에서 동시시청 콘텐츠도 진행하는 듯 하다. 틀딱인 본인이 보기엔 아직도 "누가 이딴 동시시청 콘텐츠를 즐기나" 싶지만 view 숫자는 수요가 존재함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에 본인이 즐겨보는 하카세 후유키라는 친구다. 위의 사쿠라 미코와 동일하게 버튜버인데, 이 친구는 안타깝게도 인기가 없는 편에 속한다. 주로 심야에만 방송하는 것도 있겠고, 잡담 방송이 메인이고, 솔직히 다수에게 먹히는 재미를 가진 것도 아니고 뭐 그렇다. 솔직히 방송 컨텐츠도 거의 대부분이 마인크래프트를 겸한 잡담이고, 게임할 때도 말하는 빈도가 낮아서 인기가 많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새벽 1시에 접속하면 거의 천명~3천명 정도가 보고있다.
본인이 이 친구를 보는 이유도 오직 심야의 파수꾼이기 때문. 새벽 1,2시에 유튭에 접속하면 거의 항상 방송이 켜져있다. 하고 싶은 말은 모든 버튜버가 돈방석에 앉는 것은 아니라는 것. 위의 분홍머리 친구처럼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대중에 다가가 상품의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기가 없는 버튜버라도 기업세라서 그런지 2년간 1억 5천만원의 수퍼챗 매출을 올렸다ㅋㅋ 1/3을 가져갔다고 가정하면 2년간 5천만원인 것이다ㅋㅋ
개인적으로 하카세 방송에서 기억에 남는 멘트는 '지각할 것 같으면 아예 학교에 가지를 앉는' 성격이라는 멘트다.
오늘의 결론
"수익"이라는 변수는 "소득"과 "투자"라는 두가지 종속변수를 가진다.
수익 = f(소득, 투자)
그런데, 존 보글 선생님의 명저서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도 그렇고 대부분의 투자자들도 그렇고 투자로 큰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장기투자가 필요불가결하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싶다면 소득 변수를 변경해야한다.
그래서 벤처, 부업, 부동산, 주식(배당주)투자가 성하는 것일 것이다.
아무튼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가치를 인정하는 상품을 제공해야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버튜버에 대한 생각이 최근 필자가 주식투자 자체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원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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