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괄식 결론
O. 1시간 간격으로 google calendar에다가 인생을 기록해봄
O. 1시간을 쓸모 있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 생김
O. task 수행할 때의 자체 feedback을 할 수 있게 됨. 인생의 자체적 troubleshooting
O. 추가 레버리지를 고민할 수 있게 됨.
O. 아무튼 좋은 듯
이전에 읽은 롭 무어의 책 [레버리지]에서도 그렇고 수많은 성공 서적들은 스스로를 날카롭게 갈고 닦을 것을 조언한다. 특히 [레버리지]에서는 자신의 하루를 1시간 간격으로 기록하고 삶을 좀 더 고高레버리지로 이끌어낼 것을 말했다. 그래서 본인도 아무튼 해봤다. 사실 1시간 간격으로 하루를 기록하라는 조언은 다른 책들에서도 많이들 하잖아?
google calendar를 사용했다. 대략 이렇게 정리된다.
처음에는
O. 식사-회색
O. 놀기-빨간색
O. 애니-노란색
O. 학교-초록색
....
이런식으로 업무마다 다른 색깔을 지정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하루하루 마모되다보니 review하고 feedback하기 힘들어서
O. 식사 - 회색
O. 내가 생각하기에 괜찮았던 시간 - 초록색(sage)
O. 내가 생각하기에 시간낭비 - 플라밍고(flamingo)
O. 링피트 - 빨간색(tomato)
O. 그림그리기 - 파란색(peacock)
으로 색상을 통일하고 있다. 사실 색상이 5종류나 된다는 것도 굉장한 복잡성과, 한 눈에 보기 어려움을 내재하고 있지만 그래도 5종류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 대략 2주 정도 기록을 계속하고 있다. 1시간 간격으로 기록하는 행위의 장점은 '기록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언젠가부터 '이 1시간을 의미있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변질된다는 점에 있다. 나는 주로 지하철에서 이동하는 시간에 google calendar에 기록한다. 기록하면서 내가 보낸 하루, 1주일을 복기하면 이렇게나 많은 시간들이 무의미하게 낭비되었다는 사실에 등골이 서늘하다. 이 시간들을 좀 더 잘 살려냈다면 내 목표가 좀 더 빠른 시일 내에 실현되지 않을까? '1시간을 의미있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나로 하여금 지하철에서 '학교에 가면 OO를 해야겠다.' '집에 가면 XX를 해야겠다.'는 식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2주 정도의 기록들을 review한 감상으로, 본인의 구체적 플랜의 부재를 통감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집에 가면 열심히 그림을 그려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해도 막상 집에가면
'뭘 그려야하지?'
'어제 만지던 개인작을 이어서 만져야 하는가?'
'얼굴을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 얼굴 drill을 해야 하는가?'
'목과 어깨의 연결부위를 그리는데 약하니까 여기를 먼저 그려야 하나?'
뭐, 이런 종류의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는 것이다.
저 생각들이 들때의 정답은 물론 저 행위들을 전부 수행하는 것이다. 얼굴 100개 그리고 목과 어깨 연결부위 100개 그리고 그 다음 개인작을 만지면 된다. 그런데 막상 책상 앞에 앉으면
'얼굴 연습은 어떻게 해야하지? 레퍼런스는 어디서 구하지?'
'목과 어깨의 연결부위는 테니스 칠 때의 자세, 육상 경기 할 때의 자세의 사진자료가 있으면 좋겠는데...'
이러한 부류의 잡녑에 사로잡혀서 핀터레스트 뒤지고 유튜브 뒤지고 해서 시간을 날리게 된다. 그래서 결국 더이상의 시간낭비를 막고자 개인작에 천착하게 되고 그렇게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을 보내게 되는 악순환을 마주한다. 그래서 따로 A4사이즈의 노트를 구해서 1주일 단위의 계획을 작성했다.
생각해보니 고등학생때는 노트에 1주일 단위로 계획을 작성했었고, 그 계획에는 자이스토리를 130페이지까지 풀고, 매3비를 3개 풀고, 인터넷 강의를 2강 수강하고.....식의 매우 구체적 플랜이 작성되어있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그림 그리기'와 같은 추상적 플랜 밖에 없으므로 이러한 거대한 혼란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하긴 애초에 대학교에 오면 플랜따윈 필요가 없다. 학교에서도 공부하고 집에 오면 잘 때까지 복습하고 휴일에는 실험 레포트 레퍼런스 뒤지고 일주일에 한 번씩 시험치고 그렇게 대충 살다가 4년이 지나면 취업하고 살면 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장점은 내가 이 task에 어느정도의 시간과 집중력을 쏟아부었는 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4시간에 걸쳐 책 한권을 읽었다고 하자. 그리고 책만 읽으면 귀가 심심하니 양이모의 방송을 라디오로 삼으면서 읽었다고 생각하자.
우효~!
그렇다면 4시간에 걸쳐 분명 책 한 권을 읽어내었지만 찜찜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책을 읽어도 머릿 속에 남는 것은 없고 그렇다고 버튜버의 방송 내용이 머릿 속에 남아있지도 않다. 아무것도 아닌 어중간한 4시간이 된 것이다. 즉 겉보기에는 책을 읽는 행위를 했으나 실상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google calendar를 리뷰하면 위 4시간은 낭비된 시간으로 처리를 하게 되고, 다음부터 책을 읽을 때는 유튜브를 틀어두지 않기로 결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심을 덧붙이자면 4시간의 소요시간을 3시간으로 줄여보고자 다짐도 했는데, 아무리 애써도 3시간~4시간 정도가 한계인 듯 하다.
마지막 장점은 추가적 레버리지에 대해 재고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다.
본인은 링피트를 할 때 버튜버 방송을 틀어둔다. 링피트에서 스쿼트하거나 마운틴 클라이머하면 고통스러운데 방송 틀어두면 웬지 고통이 덜하다.
뭐, 대충 이런거 버튜버 아카이브 틀어두고 링피트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행위는 넓은 마음으로 본다면 일어공부의 레버리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이미 씹덕으로써 JPT, JLPT도 그럭저럭 점수도 나오고, 버튜버 방송판에서 지금보다 더 고급어휘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훑어보고 싶은 정보들은 오디오북의 형태로 유튜브에 업로드 되어있는 상태이다. 그렇다면 버튜버 아카이브보다 영어 오디오북을 틀어두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이 경우 기존에는 일어공부의 레버리지 였던 시간을 영어공부의 레버리지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애초에 본인은 공부를 하려고 할 때 문제집을 풀거나 강의를 수강하는 것을 굉장히 혐오한다. 고등학생 때 충분히 했으니까라는 감정적 이유도 있고, 이성적으로 보자면 대부분 YouTube에서 놀다보면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레버리지를 소중히 하는 편이다.
아무튼 좋은 듯
Make a damn schedule! and stick to it!
Use google calendar which is unbelievably useful!
피터슨 옹 당신의 지혜를 이제서야 깨닫읍니다 흑흑
그리고 한 달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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