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欧米 사람, 한국사람, 일본사람, 중국사람이 일본어로 대화하는 진풍경이 펼쳐졌음....
이 기업이 SI(system integration)기업이면서 IT 컨설팅도 하는 기업인데, 오늘 참가한 워크샵은 10:00 AM부터 17:20 까지 진행했다. 거의 하루종일 진행한것이다. 그런데 일정을 살펴보면 하루 종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오늘 진행한 내용은 프로젝트 매니저의 업무를 간접체험하는 것이었다.
클라이언트(고객, 기업)에게서 A, B, C를 해달라는 요구를 받는다. 그러면 A, B, C를 실현할 방안을 생각해내야 한다. 또한 유저(클라이언트의 고객)의 니즈도 고려해서 D, E를 실현해야 한다. 즉 프로젝트 매니저PM으로서의 나는 A, B, C, D, E를 모두 실현시켜야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명확한 A~E를 실현하자는 명확한 목표설정 이후에는 실제로 개발팀들에게 업무를 부여하는 것도 해보았다. 그래서 17시까지 업무를 100% 끝낸 팀도 있었고 끝내지 못한 팀도 있었다.
stage 1은 클라이언트의 요구가 담긴 문건을 읽고 목표를 설정하는 단계였다.
Sales director, Head등의 요구가 담긴 문건, 고객 앙케이트, 클라이언트를 설명하는 문건 등을 읽고 클라이언트(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실현할 필요가 있는지를 명확히 한다. 또한 유저(클라이언트의 고객)은 무엇을 원하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하는 지를 명확히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서 삼성SDS에 sk이노베이션이 의뢰를 했다고 보면 된다. 삼성SDS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sales director의 요구사항이 담긴 문건, 전기차 시장에 대한 앙케이트 자료, 고객의 불만사항등의 자료를 읽고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과제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팀은 대략 6개 팀이 있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나는 일본인도 아닌데 일본어로 발표를 하게 되었다. 일본 기업에 취직하게 되면 매일 일본어로 발표할 것이므로 당연히 잘해야되는 것이긴 한데, 인사부 담당자 앞에서 조별 발표를 외국어로 하는 건 생각보다 떨렸다. 이건 개인적으로 용케 해냈다고 생각한다. 실제 발표시간은 1분남짓 정도였을 텐데 진짜 떨렸다. 그리고 인사담당자가 왠지는 모르겠는데 나한테만 추가질문도 했다. 왜 이런식으로 진행했냐는 질문이었는데 이 질문 받았을 때 뭐라 대답했는지 기억도 안난다.
I could've died back then...ㅠㅠ
stage 2는 개발 트리를 짜는 것이다.
stage 1에서 구체화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개발 팀에게 어떤 업무를 맡겨야 하며, 어떠한 순서로 맡겨야 하는 지를 배치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업무들간 반드시 순서를 지켜야 하는 업무들이 있었다. 위와 같이 삼성SDS와 SK이노의 예를 들어보면, SK이노 측에서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고 싶어서(LG 배터리를 이기고 싶어서) 뭔가 광고를 하는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어한다고 하자. 그러면 HP를 개발할 때도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말로 서버가 개발도 안되었는데 결합 테스트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발팀은 한 곳이 아니었다. 애초에 다국적 기업이라서 한국 개발팀, 일본 개발팀, 중국 개발팀, 미국 개발팀 이렇게 여러 팀이 있었는데, 팀별로 개발 할 수 있는 영역이 달랐다. 한국 팀은 올 라운더(all round), 일본 팀은 DB 특화, 중국 팀은 디자인 특화, 미국 팀은 프로그래밍 특화의 식이었다. 따라서 태스크를 부여할 때 태스크 간의 순서와 각 개발팀의 역량을 고려해야 했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팀별로 의견교환이 잘 이루어졌어야 했는데, 내가 속한 조는 안타깝게도 솔직히 잘 이루어진 편은 아닌 것 같다. 어쩌다 보니 stage 1에서는 일본 친구가, stage 2 에서는 내가 의견 교환을 주도했는데, 내가 애초에 과제를 잘 이해하지 못하다보니 이런 슬픈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사실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여기를 이렇게, 저기를 저렇게 해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일본어 부족 + 과제 이해력 부족으로 빚어진 참사가 아닌가 싶다.
stage 3에서는 stage 2를 바탕으로 실제로 개발 진행을 컨트롤 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한국 팀, 일본 팀, 중국 팀, 미국 팀의 개발 팀들에게 하나하나 과제를 부여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1주일 정도 걸리는 개발 프로젝트가 여기서는 5분 걸린다. 2주일 걸리는 플젝은 10분 걸린다. 이때 과제들 간의 순서를 무시한 채 과제를 부여하면 트러블이 발생해서 5분(1주일)의 추가 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업무 간의 순서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진짜로 트러블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삼성SDS 측에서 중국 개발팀에 업무를 맡겼는데, 춘절 연휴가 껴서 1주일 연장된다던지. 미국 개발팀과 영어로 커뮤니케이션 해야되는데, 전화가 이루어진 스크립트를 주고 어디가 오해를 불렀는지를 풀어보라던지...하는 트러블이다. 이런 트러블들은 인사담당자들에게 트러블을 해결했다고 설명을 하면 인사담당자 분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해주는 식으로 해결되었다.
굉장히 리얼했다. 프로젝트 매니저PM가 된다면 이런 살인적인 업무를 맡게되는 건가싶었다.
솔직히 개발은 구체적인 이미지가 있다. 나도 기껏해야 학생이지만 나름 플젝도 했고.
그런데 PM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이 기업에서는 PM이 개발자의 상위직종으로 명시되어있었는데 개발자로서의 자질 외의 자질이 많이 요구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일본어 실력을 키우자.
SI업계에 진짜로 취직해야 할까?
학교 다니며 취준한지 2달째인데 아직도 어떤 업계에 가야할 지 감도 안잡힌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풍'에 대해서만 감이 잡히고 가고 싶은 업계에 대해서는 감도 안잡힌다.
공대생이니까 그냥 맘편하게 전공살려서 갈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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